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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일기장에

바뭉바 그냥일기 - 대축제, 220710

by 바뭉바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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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로그에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도 부족하거니와 사이오닉 에너지가 고갈됐다.

 - 업체 하나가 기어이 사고를 쳐서 뒷수습 하느라 몸과 마음이 고되다.

 - 26개월 된 아들 입이 터졌다. 아빠 뭐해, 아빠 손떼, 아빠 어디. 잠도 늦게 잔다. 행복한 고문이다.

 -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후 할 게 없다. 현금도 없다.

 

그래서 그냥 일기나 써본다.

 

 

오늘은 축제다. 

 

주식시장은 다 알고 있는 호재와 악재, 예상된 실적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은 모든 참여자들의 그 시점 합의값이기 때문이다. 실적 기반이 됐든, 공포와 열광이 됐든 그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호재와 악재에 생각보다 크게 반응하기도 한다.

 

 

어제는 작은 축제였다.

 

지난 목요일에 장모님과 처형께서 토요일 방문한다고 하셨다. 이제 26개월 넘은 아들을 보러 오신다는 것이다. 어제 불가피하게 주말 근무가 있어서 모든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작은 축제였다.

 

 

어제가 작은 축제였다면 오늘은 대축제다.

 

 1) 장모님과 처형이 아들을 돌봐준 덕분에 오늘 무려 10:30까지 침대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었다. 매우 비생산적이지만, 비생산적인만큼 행복했다.

 

 2) 13시, 와이프가 카페를 나가자고 한다. 아들래미 낮잠 재울 시간인데 나가야겠다고 한다. 찜통 더위 나가면 개고생인데... 하지만 경험적으로 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표정 뚱하게 있는 것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행동을 하는 편이 낫다. 자연 재해를 극복하려 하지말고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에어컨을 틀어놔도 습습함이 남아 있어 피부의 약간 끈적한 땀막을 씻어내고자 간단히 약간 냉수에 가까운 물에 몸을 맡겼다. 면도도 했다. 옷을 주섬주섬 대충 입고 나갈 채비를 했다.

 

와이프가 한 마디 던진다.

 

"피곤하면 집에 있어도 돼."

 

사실 그렇게 피곤하진 않았다. 왜냐고? 1) 항을 달성했는데 피곤할 일은 없다.

다만 최근 일이 빡빡해 정신적으로 조금 지친 감은 있으나, 몸이라도 덜 피곤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이럴 때 너무 노골적으로 넙죽 받으면 또 재미가 없지 않나. 한 번 정도는 아니고 0.5번 정도 사양한다. 

 

"아니 나 지금 씻고 옷도 다 입었는데?"

 

"그래도 피곤하면 집에 있어도 돼."

 

"아니 그럴거면 씻고 옷입기 전에 말해줬어야지."

 

"혼자 뭐 슉슉 씻고 입길래 그냥 봤지."

 

"그렇다면야... 뭐 후 어쩔 수 없지? 나 혼자 케이크 먹어도 돼?"

 

 

장모님께서 한마디 거드신다. 

 

"아니 그카면 그냥 있지 뭣하러 씻었어 ㅋㅋㅋ"

 

"아 장모님, 그게 말입니다. 성의라는 게 있는겁니다. 바로 좋다고 했으면 딸내미 눈에서 도끼눈 보실겁니다."

 

(일동) "하하, 호호"

 

 

오늘은 대축제다.

 

어제 먹다 남은 처형의 생일케이크를 72도만큼 커팅했다.

네스프레소 Ispirazione Roma 투샷을 에스프레소로 내린 뒤 물을 콸콸 넣고 동그란 얼음 10개를 바로 쏟아부었다.

 

이 집이 비록 내 소유의 집은 아니지만, 난 방구석이 너무 좋다. 

밖에 나가야 충전되는 사람이 있고, 안에 있어야 충전되는 사람이 있는데, 현관문 밖은 너무 힘든 곳이다.

 

음악도 틀지 않았다.

 

집은 고요하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커버 씌어져 있는 키보드 도닥도닥 소리, 등 뒤 미풍으로 틀어둔 선풍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 날개와 앞 덮개 살의 마찰음이 전부다.

 

축제의 한 복판에서, 기념하지 않을 수 없어 자리에 앉았다.

 

자 이제 음악 틀고 다른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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