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4(화), 삼성중공업 무상증자 공시와 함께 뉴스가 발행됐다.(+ 유상증자 준비)
누군가는 결국 이럴 줄 알았다라고 할 것이고, 누군가는 진짜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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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무상감자에 1조 규모 유상증자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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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공시를 보면, 감자전 후 발행주식수 차이가 없다.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변함이 없다.
이게 무상감자라는 말을 써서 헷갈리게 하는데, 단순히 말하면 액면가 5천원으로 만들어진 자본금 3조 1500억을 액면가 1천원으로 줄여서 자본금을 6300억으로 만들고, 액면가 감액을 통해 줄어든 자본금 2조 5200억을 자본금이 아닌 자본잉여금 용도로 사용하겠다는거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통상의 무상감자(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훼손시키는)와는 다르다.
발표 시기도 아주 적절하다. 5/5(수) 어린이날이 끼어있다.
발표 후 근 하루 반 동안 사람들이 무상감자 떴단다, X된거 아니냐? 여기저기 물어보고, 열심히 찾아보다 보면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네, 이게 뭐지? 하고 의문 품을 것이다.
의문 품기까지 가면 반은 성공이다. 의문을 품고 내용을 파악하면 아 그렇게 걱정할만한 건 아니네 라고 파악할 것이다.
예전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진행한 곳이 한솔홀딩스가 있었다. 사례를 살펴보자.
27일 감자다 으아아아!!! 하고 냅다 팔아버리다가, 어 알고 보니 그 감자가 아니네? 하면서 다시 주가가 점차 올라간다.
※ 하지만 한솔홀딩스는 3/8 공시에서 감자결정을 철회하고, 4/3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다.
1년 후 한솔홀딩스는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다시 추진한다. 밑도 끝도 없이 감자는 절대 안돼!! 빼액!! 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이번엔 주주가치제고의 최고봉인 "자사주 소각" 카드까지 꺼낸다.
충분히 기존 주주들에게 설명이 됐다고 판단, 자사주소각 카드까지 발행해가며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추진하여 성공한다. (소각 발표하고 또 떡락했는데, 저건 작년 코로나 때 모두 함께 얻어터지던 기간임)
이유야 어찌됐든, 기업의 가치가 변함이 있든 없든 간에 무상증자라는 단어가 주는 비관적은 느낌은 지울 수가 없을테다. 아마 경영진에서는 이 무상증자가 그 무상증자가 아닙니다 라고 주주들을 달래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주주반발로 무상증자 철회했다가는 한솔홀딩스처럼 불성실공시법인 딱지 맞고, 아무것도 못할테니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주주입장에서 볼 때 충분히 괘씸해 보이는 지점이라고 여길만한 부분이 있다.
무상감자 내부정보가 있어서 소유 주식을 먼저 다 팔았을거야 라는 음모론으로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다. 그냥 진짜 팔고 싶었을 수도 있지. 근데 임직원 아닌 제 3자, 외부 주주들이 볼 때에도 응 그럴 수 있지 라고 고개를 끄덕여줄까?
재직중인 회사 임원들이 보유한 자기 회사 주식을 냅다 파는 건 무슨 의도로 봐줘야 하나.
매도한 이유는 여러가지로 추측해볼 수 있겠다.
첫째, 상도덕이 없다.
회사에서 최소 20년 간 월급 받아가며, 조선 최고 호황기를 온 몸으로 누리던 사람들이다. 임원이라면 몇 주를 보유해야 한다라는 기준도 없는 거 안다. 그런데, 자기 밑에 부하직원들에게는 주인 의식 가져라, 원가절감 열심히 해서 회사 부흥시키자 하는 양반들이 보유 주식을 냅다 팔아버린다? 말과 행동이 다른 데 직원들이 따를 수 있겠냐는거지.
둘째, 재직 중 주가 부양할만큼 일할 생각이나 실적을 뽑아낼만한 능력이 없다.
셋째, 슈퍼싸이클 초입이라고 불리는 업황에서도 삼성중공업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별 볼일 없는 상태라고 판단한다.
넷째, 아무 생각이 없다. 임원이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 지 알지 못할만큼 기본이 없다.
뭐가 됐든 힘든 일이다. 거기에 1분기 실적 공시로, 5068억원 영업손실, 5359억원 순손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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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1분기 영업손실 5068억원… “강재 가격 상승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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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방안
기존 보유 주주는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들고 있는 게 좋겠다.
그런데 도저히 마음이 불편하고, 어찌될까 불안하고 속이 뒤집혀서 못살겠다 하면 그냥 매도해버려라. 근데 애초에 그런 성격이었으면 아직까지 들고 있지도 않았을테니, 그냥 원하는 가격대 올때까지 기다려라.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게 좋을때가 있지 않겠나.
기존 보유하지 않은 주주는 시초가에서 주가 흐르는 추세 보며 목~금요일 저점 잡을 자신이 있으면 베팅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중고선가, 신조선가 지수는 계속 오르고 있으며, 모든 컨테이너, 벌크 물량을 현대중공업 형제들이 가져갈 순 없다. 천장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보다는 높은 곳에 있지 않을까.
무상감자라는 단어가 주는 여파가 얼마나 심할지는 모르겠으나, 없진 않을 것이다.
일반주주 및 우리사주 보유직원이 보유한 물량이 적지 않을텐데,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모두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해하더라도, "회사가 얼마나 어려우면 그런 식으로 자본을 조달하겠어? 미래가 없다 없어." 라는 전에 없던 합리화를 시전하며 던져버리겠지. 5/6(목) 오전 개인의 패닉셀 물량이 다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 목요일 시장 전체가 빠지는 등 큰 이슈가 없다면 기관투자자들은 패닉셀 물량을 매수할 확률이 높다.(한솔홀딩스 1,2차 무상감자 발표 시 모두 매수로 대응했다.)
▶ 글을 쓰는 지금 미국 시장 폭락 중인데... 내가 예측한들 뭐하나. 주주들 알아서 잘하시겠지.
졸려서 오늘의 포스팅을 이만 마친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이 대기업 맞나? 뭐 조선 BIG3라고 검색해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나오는데, 초코파이 만드는 오리온보다 시총이 낮네. 오리온은 연간 영업이익도 15% 이상씩 꼬박꼬박 박히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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